권호정

권호정

환희

길을 지나면서 덕지덕지 붙은 포스터와 그런 것들. 지나간 일이지만 지금에 이르러 비로소 역할을 다하고 거리에 남겨져 있는 것들. 나는 많은 과거와 마주하며 홀로 선다. 그러나 이것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몸을 웅크렸다. 과정도 비록 즐겼건만 어느새 결과에만 집중하는 나를 본다. 일말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진정 두려운가.

나는 내 두려움을 그려내고 덮어냄으로써 정리한다. 하지만 그것은 장막에 가려져 정녕 나를 기만하는 것은 아닌가. 물로 출렁이는 드넓은 초원. 달빛에 벼려져 빛을 낸다. 저 어두운 요람에 무엇이 자리하는지 나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것은 언제든지 나를 집어삼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허나 중요한 것은 이 바다가 보여주는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다. 그 속에 자리 잡은 깊은 심연으로부터 나는 들여다 보아야 한다. 물결이 흐르는 바다의 경계선에 올라타 두 눈으로 괄목하고 진한 환희를 찾아야 한다.

파도가 한 번 치고, 머지않아 문이 열린다.

권호정

아직 정리가 안 되었고 미숙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싶은 것이 많아서 다양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One Reply to “권호정”

  1. 무서워 열어보지 않고 딱지가 앉았다, 그리운 광경. 이 두 가지 감정과 상황을 담아낼수 있는 일관된 표현방식을 찾아내시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첫번째는 표현방식으로 인해 두렵고 위축된느낌이, 두번째는 아련하고 그리운느낌이 잘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한 학기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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